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00포인트대에서 5,000포인트까지는 정상화 과정이었지만, 지금부터는 개인 투자자 주도의 강세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저 역시 2020년 코로나 이후 반등장을 경험하면서 비슷한 감각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초반에는 박스권 습관대로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장이 꺾이지 않더군요.

개인 주도 강세장의 특징과 위험 신호
개인 투자자가 만드는 강세장은 전문 투자자들이 만드는 장과 다릅니다. 가장 큰 특징은 겁이 없다는 점입니다. 조정이 와도 바로 회복하는 패턴이 서너 번 반복되면 사람들은 조정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지금 시장이 정확히 그런 상태입니다.
외국인 자금도 한국 펀드로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4주 평균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단순한 단기 랠리가 아니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달러 강세가 멈추면서 미국 시장이 한 달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한국 시장은 지수가 두 배 올랐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저도 과거 강세장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바닥에서 사야 하는데 정작 마음이 움직이는 건 두 배쯤 오른 시점이더군요. 그때 뛰어든 종목이 결과적으로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줬지만,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도 그 지점부터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개인 주도 강세장이 가장 강력하지만 동시에 가장 급격하게 꺾인다는 점입니다. 2030 남성 서학개미들이 한국 시장으로 돌아오기 시작하고, 보수적이던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때가 첫 번째 경고 신호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직 그 지점까진 오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겁 없이 오르는 장이 영원할 리는 없습니다.
증권주 밸류에이션과 멀티플 확장 가능성
지금 증권주 시장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대형 증권사는 이미 충분히 올랐고, 중소형 증권사는 여전히 PBR 0.3배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가 배당률이 두 자릿수였던 종목들이 최근 급등했지만,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제가 주목한 건 신용 여력입니다.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신용 한도가 꽉 찬 상태지만, 중소형 증권사에는 여력이 남아 있습니다. 개인들이 신용을 쓰기 시작하면 중소형 증권사의 이익 증가폭은 은행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 될 겁니다. 이건 과거 강세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패턴입니다.
다만 모든 증권주가 같은 건 아닙니다. 시가총액 40조 규모의 대형사가 상한가 근처까지 갔다면, 그건 이미 고평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주주환원 정책이 특별히 좋지 않았던 회사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반면 PBR 0.3배에서 1배로 가는 과정에 있는 중견사라면 여전히 메리트가 있다고 봅니다.
멀티플 확장 가능성도 열어둬야 합니다. 한국 시장은 오랫동안 구조적 할인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미국이 한국 제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PBR 밴드 자체가 상향 이동할 수 있습니다. 지금 PBR 1.6배가 천장이라고 생각했던 투자자들은 그 기준 자체를 다시 봐야 할 시점입니다.
다만 저는 이 지점에서 조심스럽습니다. 멀티플 확장 논리는 결국 '더 비싸질 수 있다'는 기대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코스닥 버블을 경계하면서 코스피의 멀티플 확장을 기대하는 건 미묘한 줄타기입니다. 자금은 항상 수익이 난 곳에서 더 높은 기대수익을 좇아 이동하니까요.
강세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보유 전략입니다. 제 경험상 가장 큰 수익을 준 종목은 가장 오래 들고 있었던 종목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매매한 종목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처럼 시장이 강할 때는 엉덩이를 무겁게 하는 게 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거 습관을 벗어나 비싼 가격을 지불하기 시작했다는 건, 스스로 강세장에 취해 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 두 감각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지금 투자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