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쟁은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 세계 금융 체제의 본질적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조차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의 '적장자'가 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하며, 이는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과 변방 이론을 통해 설명됩니다. 국민국가 시스템과 세계 자본주의 체제 사이의 긴장 속에서, 과연 어떤 암호화폐가 진정한 금융 혁명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세계체제와 암호화폐의 구조적 의미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월러스틴이 제시한 세계체제론의 틀이 필요합니다. 세계체제란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하나로 연결된 경제 생태계를 의미하며, 이는 제국이나 국민국가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로마 제국이나 영국 제국이 자체적으로 완결된 세계 체제였다면, 현대의 세계체제는 대항해 시대 이후 국경을 초월한 서플라이 체인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나 이란에서 일어나는 경제 사건도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체제 내부의 '변이'로 봐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트코인은 바로 이러한 세계 체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금융 시스템입니다. 11년 전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을 때 이것이 세계 체제를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직감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국가 중심의 금융 시스템은 이미 세계화된 경제 현실과 맞지 않는 낡은 옷을 입고 있으며, 비트코인은 이 옷을 벗겨내고 진정한 글로벌 금융 체제를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금융이 국민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나면서 징세권과 통화 주권을 가진 국가들의 힘이 약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흐름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본능적으로 감지한 각국의 경제학자들과 금융 엘리트들이 비트코인을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이유도 명확합니다. 특히 거시경제학은 국민국가 서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은 탈국가적 금융 시스템은 그들의 존재 기반 자체를 위협합니다. 미국을 제외한 주변부 국가의 경제 관료들에게 비트코인은 자신들의 일자리와 권한을 빼앗아가는 위협적 존재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거부감이 아니라 체제 전환에 대한 본능적 저항입니다.
| 구분 | 국민국가 시스템 | 세계체제 (비트코인) |
|---|---|---|
| 금융 통제 | 중앙은행, 정부 주도 | 탈중앙화, 국경 초월 |
| 자본 이동 | 규제와 제한 | 24시간 자유 이동 |
| 경제학자 태도 | 기존 체제 옹호 | 본능적 거부감 |
토큰화와 미국의 자본 흡수 전략
2025년 현재 미국은 토큰화를 통해 전 세계 자본을 흡수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자본이 미국으로 집중되면서 미국 주식 시장은 글로벌 주식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GDP는 전 세계의 25%에 불과합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실제 가치보다 두 배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한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저평가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이 토큰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자본 유입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입니다.
미국의 채권과 주식을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조각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면, 글로벌 사우스를 포함한 모든 국가의 자본이 미국으로 흘러들어옵니다. 이는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 전략적 보유와 동일한 맥락입니다. 미국은 구조화된 부채 문제를 안고 있으며 트리핀 딜레마로 인해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토큰화를 통해 미국으로 자본이 계속 유입되면, 이러한 신인도 하락을 상쇄하고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토큰화를 통해 자국 자산을 누구나 24시간, 7일, 365일 국경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이는 단순한 금융 혁신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미국의 중심부 지위를 더욱 강화하려는 지정학적 전략입니다. 개별 국민국가 단위로 생각하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세계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국민국가의 힘이 약화되고 금융이 국가의 그립에서 빠져나가는 현상은 비트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토큰화가 동시에 작동하며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변방 이론과 이더리움의 적장자 가능성
역사를 보면 적장자는 항상 변방에서 나왔습니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유대교 입장에서 기독교는 이단이자 컬트에 불과했지만, 결국 변방에서 출발한 기독교가 세계 종교로 성장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관계도 이와 유사합니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은 이데올로기 안으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들은 탈중앙이라는 순수한 이상을 지키려 하지만, 그것은 긴장이 없는 세계로의 도피에 가깝습니다.
반면 이더리움은 현실과 탈중앙이라는 이상 사이의 긴장을 선택했습니다. 이더리움은 변방에 위치하면서도 융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비탈릭 부테린이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나와 이더리움을 만든 것 자체가 변방의 탄생이었고, 이제 이더리움은 토큰화라는 실질적인 금융 혁신을 주도하며 세계 체제와의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품고 있던 금융 시스템의 가능성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비트코인 연구자들이 아니라 이더리움 계열이라는 점은 역사적 아이러니입니다.
중국 고대사에서도 변방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 문명의 중심이 서쪽에 치우쳐 있던 이유는 실크로드와 초원 벨트라는 융합 지점을 누가 차지하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시안(장안)은 바로 그 융합 지점에 위치했고, 그곳에서 크롬 검과 같은 외래 문물이 발견되는 것은 융합이 일어났다는 증거입니다. 융합이 일어나는 변방을 장악하는 자가 문명을 주도합니다. 쿠빌라이 칸도 변방에서 나왔고, 그를 계승하는 싸움에서도 변방이 승리했습니다. 적장자는 변방이라는 명제는 비단 역사뿐 아니라 암호화폐 생태계에서도 유효합니다.
이더리움이 현실 자본과의 충돌을 감수하며 토큰화를 선택한 것은 바로 이러한 변방의 전략입니다. 비트코인이 '변하지 않음'을 선택했다면, 이더리움은 '긴장'을 선택했습니다. 이 긴장이야말로 세계 체제와 상호작용하며 진화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한국의 K팝이나 K드라마가 서구 문화의 변방에서 출발해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게 된 것처럼, 이더리움 역시 비트코인의 변방에서 출발해 세계 금융 체제의 적장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특성 | 비트코인 맥시멀리즘 | 이더리움 |
|---|---|---|
| 전략 | 이데올로기 고수 | 현실과의 긴장 |
| 위치 | 중심부 안주 | 변방에서 융합 |
| 금융 혁신 | 희소성 중심 | 토큰화 실현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 우위 다툼이 아니라 세계 체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구조적 투쟁입니다.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과 변방 이론은 이더리움이 왜 비트코인의 적장자가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강력한 틀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이 모든 현실을 포괄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세계 체제의 확장은 항상 예상치 못한 마찰과 저항을 동반해 왔으며, 비트코인의 보수성이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신뢰를 위한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설득력 있는 사유의 출발점이지만, 비판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세계체제론에서 비트코인이 국민국가를 위협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요?
A. 비트코인은 국경을 초월해 24시간 작동하는 금융 시스템으로, 국가의 통화 주권과 징세권을 약화시킵니다. 금융이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나면 정부의 경제 정책 수단이 제한되고, 자본 이동을 규제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는 거시경제학의 기반인 국민국가 서사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변화입니다.
Q. 미국이 토큰화를 추진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미국은 구조화된 부채 문제와 트리핀 딜레마로 인해 달러 신뢰도 하락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토큰화를 통해 전 세계 자본이 미국 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면, 자본 유입이 증가하며 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및 비트코인 전략적 보유와 동일한 맥락의 지정학적 전략입니다.
Q. 변방 이론에 따르면 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의 적장자가 될 수 있나요?
A. 역사적으로 적장자는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탄생했습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변방'이지만, 현실 자본과의 긴장을 선택하며 토큰화라는 실질적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 맥시멀리즘은 이데올로기에 안주하며 긴장을 회피했습니다. 융합이 일어나는 변방이 결국 중심을 대체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 국가 시스템의 붕괴 위기의 순간, 필요한 비트코인 투자 전략 (오태민)
채널명:오태민의 지혜의족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