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증시가 재평가받기 시작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국내 주식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메리츠자산운용 존리 대표는 이러한 시기에 코스피200 ETF를 통한 장기투자를 강조하며, 남북통일이라는 거대한 전환점을 투자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현실과 전제 조건들이 생략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코스피200 중심의 투자 전략, 그 단순함의 양면성
존리 대표는 일반 월급쟁이가 매월 50만 원씩 연금저축에 넣는다면 코스피200 ETF만 사면 된다고 말합니다. "한국 주식이 10%씩 해마다 올라간다면 무조건 코스피200 ETF만 사면 되죠. 걱정할 필요 없죠"라는 그의 발언은 투자 초보자에게는 명쾌한 지침처럼 들립니다. 추가로 ISA 계좌를 열어 개별 주식을 사 모으되, 리딩방이나 금융 전문가를 믿지 말고 스스로 기업의 매출, 가격, PER 등을 공부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표면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입니다. 코스피200은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이며,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과 함께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개별 종목 선택의 어려움을 피하고, ETF를 통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특히 "무조건 지금이 제일 좋은 때"라는 메시지는 타이밍을 재려다 기회를 놓치는 투자자들에게 행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 단순함에는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한국 주식이 매년 10%씩 오른다면"이라는 전제는 현실에서는 거의 보장되지 않는 가정입니다. 코스피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약 10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었고, 2021년 이후에도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10% 연평균 수익률은 미국 S&P500의 장기 평균이지, 코스피의 역사적 평균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터뷰에서는 이 가정이 마치 전제처럼 제시되고, "무조건"이라는 확신의 언어로 포장됩니다.
또한 "금융 전문가를 절대 믿지 말라"는 조언은 역설적으로 또 다른 의존성을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리딩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이것이 곧 "특정 인물의 확신만 따르라"는 메시지로 전환될 때 투자자는 비판적 사고를 멈추게 됩니다. 존리 대표 자신도 일종의 전문가이며, 그의 말 역시 맥락과 전제를 이해한 뒤 수용해야 한다는 점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남북통일이 가져올 경제적 기회와 생략된 리스크
존리 대표는 골드만삭스가 예언했다는 '대한민국 세계 2위 경제 강국' 전망을 소개하며, 그 전제 조건으로 남북통일을 언급합니다. "남북 통일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해요"라고 말하며, 부산에서 파리까지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미래, 값싼 훈련된 노동력, 인구 증가, 제조업 부활, 관광 산업 폭발 등 통일의 긍정적 효과를 열거합니다. 그는 "통일이 되면 주식 시장은 폭발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젊은 세대가 통일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통일이 가져올 경제적 잠재력은 분명 존재합니다. 육로를 통한 유라시아 물류망 연결은 한국을 종점에서 거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으며, 이는 무역과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결합된다면 제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고, DMZ와 북한 지역의 관광 자원 개발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평양에 금융 허브가 생기고, 전 세계 자본이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인터뷰에서는 통일의 비용과 충격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습니다. 독일 통일 사례에서 보듯, 통일은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동반합니다. 동독과 서독의 경제 격차보다 남북한의 격차는 훨씬 크며, 인프라 구축, 화폐 통합, 사회 시스템 통합에 소요되는 비용은 수백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주민의 교육, 의료, 복지 지원, 실업 문제 해결 등은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북한 주민 간의 문화적, 이념적 갈등은 사회 통합의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70년 이상 분단된 채 전혀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존리 대표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우려하지만, 그 우려의 배경에는 이러한 현실적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북한이 망하면 누가 가져가야 하냐"는 질문으로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설득력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통일의 복잡성을 단순화할 수는 없습니다.
장기투자 철학과 확신의 언어가 만드는 사고 정지
존리 대표의 핵심 메시지는 일관됩니다. 노후 준비를 위해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단기적 등락에 흔들리지 말라, 월급을 받으면 가장 먼저 투자하라, 남는 돈으로 생활하라는 것입니다. "노후 준비를 할 때 주식에 투자하는 거고, 특히 한국에 어떤 주식인지 모르겠다면 코스피200, 간단하죠. 오늘 당장 계좌를 열어야 돼요. 만 원이라도"라는 그의 조언은 행동을 촉진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 철학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장기투자는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며, 시장 변동성을 상쇄할 수 있는 가장 검증된 전략입니다. 특히 노후 준비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투자하는 것은 감정적 매매를 줄이고, 규율 있는 투자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활비를 쓰고 남은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투자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라"는 조언은 재무 관리의 기본 원칙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지금이 제일 좋은 때", "20% 오르내리는 건 흔한 일", "걱정할 필요 없다"는 식의 확신의 언어는 투자자에게 사고를 멈추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투자에서 타이밍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시장 상황, 밸류에이션, 거시경제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1억 원이 있다면 "1억 다 해야죠, 기다릴 필요 없죠"라는 조언은 단순명쾌하지만, 이 역시 5년 이상 쓰지 않을 돈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 전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투자자에게는 위험한 조언이 될 수 있습니다.
금과 코인에 대한 평가도 지나치게 이분법적입니다. "금은 돌덩어리, 기업은 돈을 벌어준다"는 대비는 직관적이지만, 금의 역할은 성장 자산이 아니라 방어 자산입니다. 인플레이션 헤지,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포트폴리오 변동성 완화 등 금이 수행하는 기능은 주식과 상충되기보다는 보완적입니다. 장기투자자라도 자산배분 차원에서 일정 비율의 금이나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는 이러한 복합적 관점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존리 대표의 투자 철학은 명료하고 실행 가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코스피200 중심의 장기투자, 노후 준비를 위한 규칙적인 투자 습관, 남북통일이라는 거대한 비전을 투자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 경청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확신의 언어가 강할수록, 그 이면에 생략된 전제와 리스크를 스스로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투자 철학은 단순할 수 있지만, 투자 현실은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메시지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그것이 놓치고 있는 조건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태도가 건강한 투자자의 자세입니다.
[출처]
부티플 - 부의 배수를 높여라: https://www.youtube.com/watch?v=bDUmRdBUNzU